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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생명줄’ 원유 못끊고... 살짝 죄는데 그쳤다

‘북생명줄’ 원유 못끊고... 살짝 죄는데 그쳤다

Posted 2017-09-12 07:36,   

Updated 2017-09-1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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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생명줄인 원유 공급을 제한하겠다는 미국의 시도가 중국과 러시아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용두사미’로 끝나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안 최초로 각국의 원유 수출에 대한 조항이 들어갔지만 중단이나 감축이 아닌 ‘동결’에 그쳤다. 대북 정제유 수출과 직물 수입 금지 등이 포함됐지만 북한 경제에 주는 추가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11일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모든 석유 정제품의 공급과 수출을 연간 합계 200만 배럴로 제한하며 원유 공급은 현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당초 미국이 제안한 초안에는 전면적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이 들어가 있었지만 주말 동안 중국 러시아와의 물밑 협상 끝에 동결로 수위가 대폭 낮아졌다. 현재 중국이 압록강 밑 송유관으로 하고 있던 50만 t 수준의 대북 원유 공급은 계속된다는 이야기다.

 다만 가입국의 휘발유 등 석유 정제품 대북 수출은 연간 200만 배럴(약 24만∼30만 t)로 제한하고 수출량 등을 매달 유엔에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미국은 북한이 매년 중국에서 약 20만 t, 러시아에서 4만 t의 석유 정제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두 나라만 고려하면 수입 차단 효과는 거의 없는 셈이다. 하지만 북한이 싱가포르 등을 활용해 우회적으로 매년 20만∼30만 t의 연료유를 수입한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어 이번 조치가 전혀 의미가 없지는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최종안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름이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해외 노동자와 공해상의 북한 선박 강제 검색과 관련해서도 내용이 다소 완화됐다. 애초 미국이 제시한 결의안 원안대로 합의된 것은 북한의 섬유제품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뿐이다. 섬유는 석탄 등에 이어 북한의 주력 수출상품 가운데 하나로 연간 수출액이 약 7억5200만 달러(약 8500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유엔 안보리는 11일 오전(현지 시간) 공식 표결 절차에 들어간다.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등 5개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상황에서 15개 상임·비상임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이해 당사국들이 합의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무난히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성하 zsh75@donga.com ·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