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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뒤치락 도시바 인수전 다시 승기 잡은 한미일연합

엎치락뒤치락 도시바 인수전 다시 승기 잡은 한미일연합

Posted 2017-09-14 08:15,   

Updated 2017-09-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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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전을 거듭하고 있는 일본 도시바(東芝)반도체 인수전에서 SK하이닉스가 속한 ‘한미일 연합’이 다시 승기를 잡았다. 매각협상 각서를 체결하기로 해 한발 더 나아가기는 했지만 변수가 남아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도시바는 13일 이사회를 연 뒤 보도자료를 통해 “미국 베인캐피털과 (반도체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베인캐피털은 SK하이닉스 등과 함께 ‘한미일 연합’에 속해 있으며,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도시바는 “이 결정은 이사회에서 내려졌고, 이달 말까지 최종 합의에 이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속한 ‘신(新)미일 연합’에 밀려 인수가 무산되는 듯했던 한미일 연합이 MOU를 맺을 수 있었던 건 새로운 매각 조건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한미일 연합 측은 도시바에 2조 엔(약 20조9000억 원)의 인수 비용 외에 추가로 연구개발비 4000억 엔(약 4조1000억 원)을 제공하는 내용의 최종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일정 지분을 달라고 요구해 왔지만 최종적으로는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의 주요 고객인 애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WD에 “도시바 장악 시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도시바를 인수할 경우 WD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가 WD에 넘어갈 경우 낸드메모리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WD의 인수를 반대했다는 것이다. SK의 인수전략을 지휘하고 있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6일 “애플뿐만 아니라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WD가 도시바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이 같은 기류를 내비친 적 있다. WD도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도시바의 경영권을 요구해 협상이 난항을 겪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유리한 고지는 차지했지만 끝난 것은 아니다. 도시바는 “MOU가 법적 구속력이나 배타적 협상권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신미일 연합’,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과도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혀 최종 결과는 아직 불투명하다. 도시바의 사업 파트너인 WD는 도시바메모리 매각 방침이 정해지자 “우리의 허락 없이는 매각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MOU 체결 소식이 전해지자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역대 최고가인 7만7400원까지 올랐다가 전일 대비 1.34% 오른 7만5700원으로 마감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