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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황실 만찬 메뉴는 푸아그라-송로버섯

대한제국 황실 만찬 메뉴는 푸아그라-송로버섯

Posted 2017-10-12 08:34,   

Updated 2017-10-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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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황실 만찬 메뉴는 푸아그라-송로버섯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맞아 고종 황제가 외국 대사들에게 베푼 서양식 연회가 11일 재현됐다. 푸아그라와 송로버섯 등 최고급 재료로 만든 정통 프랑스식 정찬이었다.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재현 행사에서 공개된 황실 정식 만찬 메뉴는 12개 코스요리였다. 크넬 콩소메(고기 완자를 넣은 맑은 수프), 꿩 가슴살 포도 요리, 푸아그라 파테(고기, 생선, 채소를 갈아 만든 소를 채운 바삭한 파이), 소고기 안심 송로버섯 구이, 양고기 스테이크…. 황실을 상징하는 오얏꽃 무늬 식기와 상차림도 재현됐다.

 19세기엔 프랑스식 정찬이 세계적 관례였다. 메뉴도 프랑스어로 적었다. 조선인 하인이 큰 그릇에 요리를 담아 손님들에게 보인 뒤, 개별 접시에 서빙했다.

 이날 유재덕 조선호텔 메뉴개발팀 조리장(50)은 “이처럼 잘 정비된 프랑스 정찬문화가 대한제국 시기에 정착돼 있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19세기 프랑스 요리법과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돼있는 아이스크림 몰드, 조리기구 등을 참고해 메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근대화 흐름에 적극 합류하고자 했던 대한제국은 1887년 일본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프랑스 등 국가 간 조약을 체결하면서 서양 문화를 받아들였다. 외교 관계도 각국 공사가 국내에 장기간 체류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의전은 서양의 격식과 전통 예절을 절충한 방식이었다. 캐비아, 연어, 커피 등 국내에서 나지 않는 식재료도 수입해 사용했다.

 대한제국 황실 서양식 연회 음식 재현 사업은 문화재청, 문화유산국민신탁, 신세계조선호텔, 배화여대가 올해 5월 업무협약을 맺고 진행해 온 프로젝트다. 손정우 배화여대 전통조리과 교수팀의 연구를 바탕으로 조선호텔 조리팀이 조리법을 개발했다.

 손 교수는 “대한제국은 궁중 음식의 마지막 계보이자 서양 음식을 받아들인 식문화의 분수령이 된 시기”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그동안 소홀했던 이 시기의 식문화 연구에 기여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윤경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