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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北-美 대화 지원하고 ‘한반도 평화’ 후원자 돼야

중국, 北-美 대화 지원하고 ‘한반도 평화’ 후원자 돼야

Posted March. 13, 2018 08:01   

Updated March. 13, 201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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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어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남북,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환영과 지지의 뜻을 나타내며 “성과를 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과도 각각 면담과 함께 오찬과 만찬을 함께했다. 중국의 큰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시 주석을 비롯한 최고위 외교라인이 일제히 시간을 낸 것은 이례적이다. 한반도 정세의 급변에 대한 비상한 관심의 반영이자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환영과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속내는 복잡하고 불편할 것이다. 그동안 북-미 간 대화를 주선하고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을 맡는 등 적극적 중재 역할을 맡았던 중국이다. 하지만 이번엔 북-미가 중국을 건너뛰고 한국의 중재로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 더욱이 김정은 집권 이후 북-중 간에는 정상회담도 없었다. 이른바 ‘조중(朝中)혈맹’은 과거지사가 됐다지만 중국이 북-미 직거래를 한가롭게 팔짱 끼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처지다.

 특히 중국이 줄곧 북핵 해법으로 주장해온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이라는 쌍중단(雙中斷)도 무색해졌다. 중국은 올림픽 기간의 연합훈련 연기가 사실상 중단 효과를 낸 것이라고 하지만,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도 양해한다며 중단 요구 없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약속했다. 오히려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 대화에 나선 것은 중국의 대북제재 협조였다. 중국이 대북제재를 보다 엄격하게 시행하자 북한은 중국 대신 미국을 향해 손짓하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앞으로 북-미 관계가 급진전되면 미국과의 경쟁에서 북한을 우호적 완충지대로 두겠다는 중국의 대북 전략은 전면 수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어제 “우리가 이루려는 것은 지금까지 세계가 성공하지 못한 대전환의 길”이라며 “우리가 성공해낸다면 세계사적으로 극적인 변화가 만들어질 것이며 대한민국이 주역 될 것”이라고 했다. 북-미 관계의 변화는 분명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 질서의 근본적 개편을 불러올 수 있다. 급속한 정세 변화에 중국도 경계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의 역할을 갑자기 미국이 대신할 수는 없다. 북한이 거리를 두면서도 결국 생존을 의지해온 나라가 중국이다.

 지금까지 과정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의 수호, 대화·협상을 통한 해결이라는, 중국이 줄곧 내세운 북핵 3원칙의 실현 과정이다. 마침 중국은 국가주석의 3연임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개헌안을 통과시켜 시 주석에게 막강한 지위와 권한을 부여했다. 앞으로 중국이 본격화할 ‘대국외교’의 첫 시험대는 북한 비핵화를 통한 새로운 동북아 평화질서 구축이 될 것이다. 중국이 북한의 후견국가를 자처하던 시절은 지났다. 동북아 지도국가로서 새로운 질서를 짜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