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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한반도 유사시 공동대응 능력 약화될 우려

한미, 한반도 유사시 공동대응 능력 약화될 우려

Posted June. 14, 2018 07:27   

Updated June. 14, 201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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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한미군사훈련이 중단되면 한국 안보와 역내 세력균형에 적잖은 충격파가 예상된다. 먼저 한미 연합군의 전시 임무수행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 키리졸브(KR)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한미군사훈련은 북한의 핵·재래식 도발시 작전계획(OPLAN)에 따라 도발 유형별 반격과 미 증원전력의 전개절차를 숙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한미 주요·일선 지휘관들은 1∼2년마다 교체된다. 매년 연합훈련을 통해 ‘손발’과 ‘호흡’을 맞춰야 유사시 대응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와 장비 시설들은 한미 군의 감시를 피해 위치를 옮기거나 숨는 경우가 많다. 이런 ‘핵심타깃’을 추적해서 개전 초기에 최단시간에 제거하는 것도 훈련 내용에 포함된다. 그런데 트럼프 말대로 이것이 중단되면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태세에도 구멍이 뚫릴 수가 있다. 훈련 중단이 미 전략자산 전개의 대폭 축소나 중지 수순으로 이어질 공산도 적지 않다.

 북한과 중국은 그동안 한미동맹을 ‘냉전의 산물’이라고 주장해왔다. 휴전 이후 북한에서 중국군은 철수했는데 한국에는 미군이 대거 주둔하면서 매년 군사훈련을 벌여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훈련 중단은 북·중의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한미군사훈련이 도발적”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술적 패착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당장 14일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리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한이 8월로 예정된 한미 UFG의 전면중단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군 관계자는 “훈련 중단이 장기화되면 주한미군의 역할과 위상도 약화되고, 자연스레 감축·철군으로 이어질 것으로 북·중이 판단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한미군사훈련 중단의 ‘최대 수혜자’가 중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이 비핵화 해법으로 주장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훈련 동시 중단)이 실현되면 향후 한반도 정세 전반에 걸쳐 중국의 입김이 더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