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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고 부른 아마추어 강경화의 외교장관 자격

트럼프 경고 부른 아마추어 강경화의 외교장관 자격

Posted October. 12, 2018 08:07   

Updated October. 12, 20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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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4조치 해제 가능성을 시사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10일 국회 발언이 도화선이 돼 한미관계와 국제사회의 대북 정책 공조에 균열 위험이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강 장관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 “그들은 우리 승인 없이 그것(제재 완화)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세 번이나 제재 해제 불가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외교적 결례에 해당하는 오만한 표현이지만, 미국 기자가 천안함 폭침에 대응해 한국이 독자적으로 시행한 5·24 조치와 현재의 유엔 안보리 제재를 구분하지 않은 채 “한국 정부가 대북제재를 완화하려 하는데 입장이 뭐냐”고 질문한 데 대해 역시 구분 없이 대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5·24 조치 해제는 미국이 승인을 운운할 수 없는 한국의 독자적인 결정사항이나 안보리 제재의 해제·완화는 유엔의 승인 대상이다.

 사실 남북 교역 중단, 대북신규 투자 금지, 대북 지원사업 보류 등 5·24 조치의 핵심 내용들은 유엔 제재에 다 들어 있으므로 5·24 조치 자체가 실질적으로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과가 없는 상황에서의 해제는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데다 국가적 자존심의 차원에서도 시기상조이며, 실익 없이 남남 갈등과 국제공조 균열만 불러올 하수(下手)로 여겨져 왔다.

 미국이 그런 실상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무무마저 반박하고 나선 것은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한 우려와 불만의 표출로 보인다. 비핵화의 기초는 한미 공조인데도 북한 석탄 밀반입, 개성 연락사무소, 철도 연결 등에서 한미 양국은 입장 차를 드러내 왔다. 중국과 러시아가 노골적으로 제재 완화를 요구하며 북-중-러 3자 연대를 형성하는 상황에서 한국마저 반대편에 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이 미국 내에서 제기돼 온 상황이었다.

 그런 민감한 시기에 외교장관이 5·24 해제론을 꺼낸 것은 해제 찬반을 떠나 전략적으로 수준 미달이었다. 5·24 조치가 실질적 의미가 없어 해제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으면 먼저 미국과 유엔에 충분히 설명하고 협의했어야 한다. 그런데 한미, 유엔 관계 등을 총체적으로 감안해 전략을 세우고 발언해야할 외교장관이 국회에서 섣불리 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번복하는 아마추어적 소동을 빚었다.

 평양회담의 군사합의 사항을 놓고도 한미간에 의견차이가 심하다. 우리 정부가 군사분계선(MDL) 인근 비행 금지구역 설정 등 안보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을 합의한 것도 문제지만 외교부가 회담 결과를 미국과 공유하며 이해를 구하는 작업도 성과가 없었기에 미 국무장관이 항의하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외교장관을 비롯한 외교안보 라인의 쇄신을 통해 이 중차대한 시점의 헛발질을 최소화하고 비핵화 열차를 궤도에 올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