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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JSA 유엔사 빠져라”… 정전체제 와해 기도 묵과해선 안 돼

北 “JSA 유엔사 빠져라”… 정전체제 와해 기도 묵과해선 안 돼

Posted November. 28, 2018 07:36   

Updated November. 28, 2018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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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관리를 위한 ‘JSA 공동관리기구’에서 유엔군사령부의 배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에 따라 JSA에서 군사분계선(MDL)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근무하기 위한 수칙을 협의 중인데, 북측이 여러 차례 우리 측에 “공동관리기구를 남북 인원만으로 구성하자. 유엔사는 개입해선 안 된다”고 요구해왔다는 것이다. 6·25 정전협정에 따라 JSA 남측 관할권을 가진 유엔사를 아예 배제하자는 주장이다.

 북한이 유엔사가 관리하는 정전협정 체제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유엔사는 주한미군이 사령관을 겸직하지만 정전협정 당사자이면서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 정전체제의 관리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유엔사를 미군과 동일시하며 1990년대 이후 정전체제를 무력화하기 위해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최근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의 지휘에 복종하는 유엔사가 신성한 유엔의 명칭을 도용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엔사는 정전협정의 준수와 집행을 책임지는 주체다. 사실 남북이 9·19 군사합의를 이뤘다지만 유엔사가 그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효력도 상실하게 된다. 지금의 정전체제가 종결되고 평화체제가 수립되더라도 남북이 통일되지 않는 한 JSA를 포함한 비무장지대(DMZ)의 관리는 상당 기간 유엔사에 맡겨질 가능성도 높다. 그런 유엔사를 남북 정전체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JSA 관리에서 뺀다는 것은 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에서 JSA 비무장화를 위한 남·북·유엔사 3자 협의체 구성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역사상 처음으로 삼각 협의체가 가동돼 JSA에서 화기를 철수하는 등 비무장화 조치와 함께 JSA 공동관리기구 구성과 임무, 운영방식을 논의해왔다. 군 일각에선 “북한이 유엔사는 물론 정전협정을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내놨다. 그런데 막상 북한은 물밑에선 ‘우리 민족끼리’를 내세워 JSA 관리에서 유엔사를 빼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그간 정전체제 무력화와 유엔사 해체,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는 일관된 대남 전략을 펴왔다. 남북 화해무드에서 북한의 그런 전략에 변화가 있다고 생각했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었음이 드러났다. JSA 관할권자를 빼겠다는 북한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정부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아울러 우리 스스로가 유엔사의 권한을 무시하거나 깎아내리면서 북한의 가당찮은 수작에 일조한 것은 없는지 되돌아볼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