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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늑대

Posted November. 19, 2018 07:35   

Updated November. 19, 20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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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늑대에게 행복이란 토끼 고기를 무는 감각의 즐거운 느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행복이란 불편함과 기쁨이 동시에 존재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를 말한다.”

―마크 롤랜즈의 ‘철학자와 늑대’

 이 글을 쓴 철학과 교수인 롤랜즈에게는 비밀스러운 추억이 하나 있다. 브레닌이란 늑대와 함께 산 기억이다. 늑대는 인간과 함께 살면 타고난 본성을 유지하며 생존을 위한 방편으로 개의 모습을 학습해야 한다는 이중 과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 인간과 산다는 것은 거짓으로 포장된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다. 개로 사는 것 자체가 늑대에게는 거짓이니까. 어쩌면 인간에게 사회화의 과정과 문명은 선한 본능에서 시작돼 사회적인 생존능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거짓과 술수를 익히는 시간과 과정일 수 있다. 야생의 규칙에 익숙한 늑대도 사회화의 과정은 고통스럽겠지만 반드시 습득해야 하는 과제다. 하지만 늑대가 본능적으로 토끼를 쫓듯이 인간 역시 억제하던 본능에 따라 움직일 때가 있다.

 늑대가 토끼를 잡는 것은 사회과학 연구자인 내가 당장 연말까지 완성해야 하는 여러 편의 논문보다 더 중요한 과제다. 예상하지 않았던 숱한 어려움을 겪고 완성된 논문초고가 3명의 익명 심사위원의 동의로 학술지에 게재되기를 바라고 수개월 동안 진행된 보고서가 부디 별 탈 없이 완성돼 기금제공자의 마음에 들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런 바람은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와 상관없이 내게는 의미가 있다. 본질적으로 성공과 실패는 결과물이고 사후적인 것이다. 행복은 이전에 이미 만들어진다.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높은 가치다. 행복은 존재이자 살아가는 방식이다. 위 문구는 인생의 가장 어려운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가장 힘든 시간만이 가장 가치 있는 순간이다. 그리고 힘든 시간은 미래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행복한 시간 역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