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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는 평화의 메신저... 경기 룰보다 그게 더 중요”

“탁구는 평화의 메신저... 경기 룰보다 그게 더 중요”

Posted May. 05, 2018 07:56   

Updated May. 05, 2018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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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팀은 평화를 위한 빅 사인이다.”

 토마스 바이케르트 국제탁구연맹(ITTF) 회장의 이 말 속엔 탁구가 ‘평화의 메신저’란 인식이 깔려있었다. 2018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도중 남북 단일팀 구성이 성사된 3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기자회견을 연 바이케르트 회장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그는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함께 이번에 단일팀 구성을 주도한 주역 중 한 명이다.

 바이케르트 회장은 “우리 아이디어(단일팀)가 평화에 도움을 줄 거라고 봤다”며 “얼마 전에 남북 정상회담 있었다. 스포츠가 남북을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훈풍이 불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탁구가 평화의 가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 것이다.

  ‘평화 메신저’의 역사를 강조한 그의 말처럼 탁구는 국제 정세가 막힐 때 이를 해소하는 창구 역할을 여러 번 수행했다. 47년 전 냉전체제 아래 살얼음판 같았던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을 녹였던 ‘핑퐁 외교’가 대표적이다. 1971년 당시 미국 탁구선수단은 중국 마오쩌둥의 초청으로 베이징에 건너가 여러 도시를 순방했다. 이후 막혀있던 미중 간 여행길이 트이고,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20년 동안 지속됐던 중국과의 무역금지조치를 해제했다. 이렇게 탁구가 외교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 바이케르트 회장은 “탁구의 전통 같은 일이다”고 말했다. 유승민 위원도 이에 대해 “스포츠 세계에서도 평화가 가장 중요하다. ITTF 모토도 ‘탁구를 통한 결속’이다. 이번 단일팀 구성은 그 비전에 맞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27년 전 한반도에 최초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된 것도 탁구에서였다. 1991년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당시 한국의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 등이 한 팀으로 뛰며 당시 강호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번 단일팀 구성에 필요했던 여러 절차 중 하나가 다른 8강 진출 국가들의 동의를 얻는 것이었다. 바이케르트 회장은 “(8강에 진출한) 중국, 루마니아, 홍콩, 오스트리아, 일본, 우크라이나가 모두 동의했다”며 “(단일팀은) 위대한 일이고 세계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단일팀을 위해 경기의 룰을 바꿔도 되는가라는 민감한 문제가 제기됐다. 남북 단일팀 엔트리가 9명으로 확대되는 등 혜택이 주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바이케르트 회장은 “난 룰을 존중한다”면서도 “맞다. 이번에 룰을 바꿨다. 그러나 룰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를 향한 신호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번엔 룰을 바꾸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