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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갔지만…관중에게 경고 받은 日

Posted June. 30, 2018 07:29   

Updated June. 30, 201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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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고 있던 일본 선수들은 하프라인을 넘지 않고 자기 진영에서만 공을 돌렸다. 상대팀 폴란드 선수들도 굳이 공이 뺏으려 하지 않았다. 주심이 어서 공격하라고 손짓했지만 일본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공 돌리기에만 열중했고,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0-1로 패한 일본 선수들이 서로 손을 마주치며 기뻐하는 기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관중석에서 쏟아진 야유는 전혀 들리지 않는 듯했다.

 일본이 폴란드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은 29일 러시아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폴란드와의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1승 1무 1패가 된 일본은 세네갈과 승점(4점)은 물론 골 득실(0), 득점(4점)까지 같았지만 ‘페어플레이 점수’에 따라 조 2위가 됐다.

 경기 전까지 1승 1무를 기록 중이던 일본은 이날 비기기만 하면 자력 16강 진출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전반을 0-0으로 비긴 일본은 후반 14분 얀 베드나레크에게 선제골을 허용해 0-1로 끌려갔다.

 그런데 얼마 뒤 세네갈도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한 골을 허용했다. 두 경기가 모두 0-1로 끝날 경우 일본이 16강에 올라가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때부터 일본 선수들의 공공연한 ‘공 돌리기’가 시작됐다. 4만2189명의 관중이 야유를 퍼부었지만 일본 선수들의 공 돌리기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10여 분간 이어졌다.

 일본이 16강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은 이번 대회부터 비디오판독(VAR)과 함께 도입된 페어플레이 점수 덕분이다. 페어플레이 점수는 옐로카드 ―1점, 경고누적 레드카드 ―3점, 즉시 퇴장 ―4점, 1회 경고 후 레드카드 ―5점으로 계산한다. 일본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4장의 옐로카드를 받아 6장을 받은 세네갈에 앞섰다. 만약 남은 시간에 세네갈이 동점골을 넣었다면 일본이 탈락할 수도 있었던 도박 같은 작전이었다.

 월드컵 무대에 어울리지 않는 일본의 ‘언페어 플레이’는 전 세계적인 역풍을 맞고 있다. 영국 BBC 해설위원을 맡은 마이클 오닐 북아일랜드 대표팀 감독은 “일본이 수준 낮은 경기를 했다. 16강에서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도 “일본은 16강에만 신경 썼지 페어플레이는 안중에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 경기 해설을 맡은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무엇이 페어플레이인지 모르겠다. 같은 축구인으로 볼 때 수치스러운 경기였다. 이 경기 해설을 위해 준비한 시간이 아깝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니시노 아키라 일본 감독은 “16강에 가기 위한 전략이었다. 우리 팀은 16강에 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간판선수 혼다 게이스케는 “재미있는 경기를 원한 팬들에게는 미안하다”면서도 “16강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재미있는 경기로 팬들을 즐겁게 해줄 수 없게 된다. 이해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H조 2위가 된 일본은 7월 3일 오전 3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3전 전승으로 G조 1위에 오른 벨기에와 16강전을 치른다.


이헌재 uni@donga.com